시합을 앞둔 운동선수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컨디션조절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컨디션조절에 실패하면 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컨디션조절의 핵심은 바로 잘 쉬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은 바로 그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휴식에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 ‘휴식을 위해서는 특별히 따로 시간을 내어야 하고 많은 돈이 필요하다. 지금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시간만 주어지면 나는 제대로 쉴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가 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어딘가를 꼭 가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곳으로 휴가를 가게 된다. 가서 하는 일도 비슷하다. 노동하듯이 뭔가를 하기 때문에 쉬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오게 된다. 휴식의 기술은 자유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다. 휴식이란 밀도 있는 순간을 말한다. 단 한가지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을 누리는 것이다.이 자신만의 시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밀도 있는 대화, 음악을 즐기며 맛보는 기쁨, 때로는 긴장감 넘치는 일... 중요한 것은 시간과의 일체감인 것이다. 이런 일체감을 느낄 때 우리는 몰입(flow)의 경험을 하게 된다. 휴식은 나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 사이의 일치를 뜻한다. 이게 무슨 말일까? 이태리 티롤 지방 농부를 대상으로 일과 여가시간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들은 매일 해야 할 일을 한다. 젖을 짜고, 잡초를 뽑고, 사이사이 애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주고, 아코디언 연주를 즐긴다고 한다.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된다 해도 지금의 삶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이들의 노동강도는 보통 직장인보다 훨씬 세지만 휴식이나 시간부족을 호소하지 않는다.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어, 자기만의 시간을 완벽하게 실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시간부족이란 느낌은 물리적 시간과는 별 관계가 없다. 태도와 관점에 달린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정보라는 이름의 마약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게 휴식의 가장 큰 방해물이다. 몇 십 통씩 오는 이메일과 휴대폰은 사람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이에 대응하느라 사람들은 지치게 된다. 그래서 요즘 최고의 휴양지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이라고 할 정도다. 그런데 실제 며칠 동안 이메일이나 문자가 오지 않으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들은 정보에 중독되어 있다. 요즘은 사우나 탕 속까지 휴대폰을 갖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휴식을 위해서는 휴대폰을 꺼두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걸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메일은 정해진 시간에만 하루 두 번쯤 열어보고 그 즉시 처리해야 한다. 모든 메일에 답을 할 필요도 없고, 대부분 메일은 전혀 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의도적인 정보 차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언제 피곤함을 느낄까? 오랜 시간 책상 위에 앉아 있지만 뭔가 제대로 한 일이 없을 때 사람은 피곤함을 느낀다. 반대로 무언가에 몰입해서 일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면 피곤하지 않다. 몰입은 작업할 때 필요한 기억, 즉 작업 기억과 관련이 있는데, 이게 있어야 지금 하는 일에 효과적으로 몰입해서 할 수 있다고 한다.그런데 일을 하던 중 더 중요한 정보가 오면 지금의 작업 기억은 날아가게 된다. 작업 기억의 용량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낯선 전화번호 하나만 기억하려고 노력해도 다른 정보가 입력되지 않는다. 이처럼 쓸데없는 자극은 몰입을 방해한다. 때문에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작업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다음의 방법이 있다고 한다. 무엇을 우선시 하는지 목록을 만드는 것,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을 없애는 것, 메모하는 것, 미리 계획을 짜는 것, 지친 두뇌가 회복할 시간을 두는 것, 책상 위를 정리하는 것,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지 않는 것 등이 그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의 대표선수는 바로 [잠자는 것]이라고 말한다.오늘날 사람들은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하지만 사실 우리는 잠자는 동안 실로 많은 것을 한다. 자는 동안 우리 몸은 회복과 재생에 몰두하는 동시에 기억력과 자신감, 창의력을 키우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잠은 의식의 손실인 것 같지만 사실 의식을 만드는 것이다. 낮 동안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때문에 푹 자고 나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한결 상쾌하고 너그러워지며 남을 돕고 싶어진다고 한다.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더 많은 시간을 휴식에 할애할 수 있다. 편안히 쉴 때 우리 몸은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활발히 활동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휴식은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것이라고 한다. ON과 OFF가 명확한 것이다. 때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가만있지를 못한다. 오죽하면 멍 때리기 대회를 열겠는가? 그만큼 혼자 가만히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증거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예 아무런 약속과 일정이 없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내야 한다. 쉽지 않을 때는 두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내가 이걸 꼭 해야 하는가? 내가 이걸 정말 하고 싶은가? 대개는 꼭 할 필요는 없는 일이 많다. 다음은 거절을 잘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가능하다고 말한다.지금 우리사회에서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OECD국가들 중 멕시코 다음으로 주중 근로시간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이 실종된 지 오래고, 지금은 연봉이나 조건보다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실정이다. 예전에 휴식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쉼없이 도끼질을 하는 것보다 간간이 쉬면서 도끼날을 날카롭게 가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배웠다. 쉼은 일의 중단이 아니라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야 하고, 그런 쉼에도 요령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노는만큼 성공한다]의 저자인 김정운 교수의 말처럼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에 동의를 하게 된다. 재미와 창의성은 심리학적으로 동의어라고 하면서, 사는 게 재미있는 사람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놀면 불안해지는 우리들에게 여가문화는 유흥이나 술, 도박으로 치우치기 쉬운 경향이 있다.우리네 현실에서 주말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는데, 주말, 즉 여가도 경영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여가시간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에너지가 소진되기도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이 가져다 준 혜택이 크기도 하지만, 이에 따른 폐해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1년에 페북 빼고는 독서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조금만 시간이 남아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너무 많은 정보속에 가치를 찾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넘쳐나는 정보를 차단할 때, 비로소 사고의 폭과 깊이가 더해져,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메일은 어쩌면 우리의 시간을 좀 먹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처럼 저물가, 저성장이 뉴노멀로 자리잡은 시대에는 바쁘고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 아닐 수 있다. 회사가 잘 되어야 나와 내 가족도 윤택해진다는 믿음이 서서히 깨져가고 있는 것이다. 평생직장 개념은 없어진지 오래고, 결국 나 자신의 건강이 중요하고, 야근보다는 주어진 시간내에 과업을 완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일 잘하는 사람이 잘 놀수 있고, 역으로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할 수 있다는 상관관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휴식의 중요성과 방법, 그리고 쉬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주는, 그래서 보다 활기찬 인생을 도와주는 그런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고,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에 쫓기느라 정작 중요한 ‘나’를 잃고 있진 않은가?
‘더 많이! 더 빨리!’를 요구하며 바쁘게 몰아붙이는 세상에서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법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더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편리함과 함께 우리를 과잉 정보, 과잉 커뮤니케이션, 과잉 경쟁의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더 많이! 더 빨리’를 강요하며 우리를 늘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게 만든다. 많은 현대인들이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무언가 놓치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 뒤처지지 않을까 두려워 항상 온라인 상태이어야 하고 언제 어디서라도 접속 가능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시간은 빠듯해지기만 하고, 속으로는 휴식을 갈망하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을 어색하고 불안해한다.
독일에서 여러 차례 언론상을 수상하며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울리히 슈나벨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을 통해 사회 전반을 물들이고 있는 시간 부족의 원인을 여러 연구 결과와 전문가들의 인터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분석한다. 그리고 ‘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이 두려워 쉼 없이 달리다 ‘번 아웃’ 상태에 빠지곤 하는 현대인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주 잠시라도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임을 차분히 설명한다.
추천의 글 _ 비어 있는 캘린더가 불안하다면
한국어판 저자 서문 _ 끊임없이 뭔가에 쫓기듯 사는 사람들에게
프롤로그 _ 바쁜 사람을 위한 안내문
들어가는 글 _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한 숨 고르기
1장. 우리는 왜 날마다 바쁜가
자동면도기의 악순환
휴식을 둘러싼 네 가지 오해
자기 시간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더 많은 선택이 가져온 스트레스
현명한 포기가 선물하는 기쁨
2장. 정보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법
정보라는 이름의 마약을 끊자
유혹에 맞설 의지력 다루는 법
우리 뇌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정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훈련
3장.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
우리는 잠을 자면서도 배운다
창의성을 높여주는 낮잠의 힘
비워야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잡념이 사라지는 명상의 기적
4장. 우리를 몰아붙이는 가속화의 체계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었나
가속화의 세계에 산다는 것
달리는 정지 상태라는 역설
풍요를 추구할수록 커지는 불안
5장. 가속화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서두르는 습관과 불안감 인정하기
푸른 자연이 가진 치유 효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정 추가하기
몰입의 순간이 주는 행복을 경험하라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라
6장. 일상에서 더 많은 휴식을 누리는 기술
행복한 친구를 가까이 두라
일터에서 더 자유로워지는 법
나를 위한 추모사 쓰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걷기와 호흡법
휴식에 이르는 자신만의 길을 찾자
에필로그 _ 바쁜 사람을 위한 짤막한 요약
옮긴이의 글 _ 행복한 삶을 위하여
부록 _ 위대한 게으름뱅이의 갤러리
이 책의 집필에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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